[일상스케치] 제갈량은 과연?

삼국지는 정말 흥미로운 책이다. 온갖 사람들이 등장해서 펼치는 활극도 대단하지만 그게 또 일부는 실화라는 점은 더 말문이 막히게 만든다. 그런 삼국지 인물 중에서도 최애하는 한명을 꼽으라면 단연 제갈량이다. 유비와 함께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와이프 미모 빼고는 모든 걸 다 가졌다는 제갈량을 보면서 항상 궁금한게 있었다. 그렇게 똑똑하고 세상 이치를 잘 아는 그가, 왜 하필 유비를 따라 갔을까? 삼고초려해서? 결국 천하통일에 실패 했다는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면, 1) 모르고 따라 갔다면 그의 수읽기가 부족한 것이고, 2) 어짜피 실패할 걸 알고 따라 갔다면 왜 따라간 것일까? 하는 의문들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또 한 장면, 출사표…​ 그는 줄기차게 출사표를 내고 사마의에 도전하지만 결국 하늘과 시간은 무심하게도 그를 버렸다. 1) 그는 질 걸 알면서도 줄기차게 출사표를 던지고 도전한 것일까? 2) 아니면 진심으로 이길 생각으로 나섰지만 패배한 것일까?

자신의 사후 세계 전략까지도 지시할만큼 대단했던 그는 자기 운명을 알면서도 겁없이 도전한 것일까? 아니면 그냥 생각보다 멍청했던 것일까? 제갈량을 보면 항상 그런 스타크래프트 게임이 생각난다. 템플러 드랍해서 일꾼 테러하고, 리버 드랍해서 재미보고, 다크템플러로 씐나게 테러하고, 신은 있는대로 다 내고 재미있게 즐겼지만 결국 물량에 밀려서 패배하는 게임…​ 전 인생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과정이 재밌었던 프로토스가 이긴 게임일까? 꾸역꾸역 막고 버텨서 역전한 테란이 이긴 게임일까? 우리는 어떤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일까?

따뜻한 동남풍이 불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