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근성, 깡

@codemaru · November 01, 2007 · 5 min read

중학교 때 였습니다. 우리반 양아치 한 명이 조양은씬가? 김태촌씬가? 하는 사람이 쓴 책을 들고 와서는 깡이 젤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루 종일 했습니다. 서방파가 어떻고, 양은이파가 어떻고 하는 이야기에서 싸움 보다 깡이 중요하다는 머 그런 이야기였죠. 그런 쓰잘때기 없는 이야기를 체육 시간 내내 들어주며, 깡같은 소리 하고 있네라고 속으로 생각했었죠. 오늘 갑자기, 불현득, 쌩뚱맞게 그 때 생각이 나더군요. 십년도 더 된 그 체육 시간이 말입니다. 그리곤 그 녀석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ㅋ

곰TV를 보고 있었습니다. 박태민 선수와 김택용 선수가 MSL 4강전을 한다더군요. 심심하던차에 재밌겠다 싶어서 틀었습니다. 오. 김택용 선수, 게임도 잘하는데 얼굴도 잘생겼습니다. ㅋㅋ 꽃미남인데 라는 생각을 잠시하며 결과가 어떻게 될지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1경기 어이없게 한방 러시에 박태민 선수가 GG, 2경기 어이없게 몰래 멀티 늦게 발견해 물량에 김택용 선수가 GG. 3경기 였습니다. 박태민 선수 나름대로 분위기 좋았습니다. 히드라 걸어가도 좋고, 드랍 성공하면 더 좋은 상황. 그런데 오버로드가 재수 없게 다 잡혀 버렸습니다. 오버로드 다 잡힌 순간 바로 GG치고 나가더군요. 보는 입장에서 조금 난감했습니다. 물론 자신의 판단에 안될수도 있겠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너무 어이없게 빠른 지지더군요. 그 다음 경기는 김택용 선수의 포토러시에 당해서 졌습니다. 결국 김택용 선수가 결승 진출을 했습니다.

몇 일전 이었습니다. 새벽에 잠도 오지 않고 곰TV에서 이성은 선수와 마재윤 선수의 8강전을 보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마본좌님께서 싱겁게 이겼겠군 하면서 첫번째 경기를 틀었습니다. 50분 가량 진행된 경기, 이성은 선수 본지 초토화 됐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8시 멀티에 재건하고 배틀 모으더군요. 이 무슨 시츄에이션하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그러더니 꾸역꾸역 섬멀티 하나 밀고 먹습니다. 배틀 모으고, 베쓸 모으고, 메딕 리스토레이션 개발하고, 나머지는 쇼타임이더군요. ㅋㅋㅋ 심하게 재밌는 경기였습니다. 예상을 뒤집은 역전이어서 더욱 그랬습니다. 중간 중간에 나오는 이성은 선수의 센스있는 플레이 또한 경기를 재밌게 만드는 원동력이었습니다. 결국 3:2로 이성은 선수가 4강에 진출했습니다.

승부의 세계에서 깡은 정말 중요합니다.


곰TV MSL 시즌2 할 때 작성된 글 입니다. 아직 위에서 언급된 경기를 보지 못했다면 아래 주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마재윤 vs 이성은 경기는 정말 재밌습니다. 전체 순위에서도 당당히 1등이군요. ㅋㅋ 시즌3에서 이성은 선수는 아쉽게 초반 탈락했고, 김택용 선수는 4강에 진출한 상태입니다. MSL은 이상하게 연속 우승하는 선수가 많은것 같아요. ㅋ

김택용 vs 박태민
마재윤 vs 이성은

@code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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