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말하다.

@codemaru · October 21, 2007 · 5 min read

이제는 운명이니, 숙명이니, 천명이니 하는 이야기들을 꺼내기에는 참 부담스러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사람들이 더 이상 신의 존재나 하늘을 무서워 하지 않기 때문이겠죠. 저 또한 그런 사람들 중에 한 명이었습니다. 결정론적 인생관에 굉장히 회의적이었고, 여렸을 적에는 제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명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 겠다고 결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저의 이런 생각에 일침을 놓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인생이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이런 관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가 성격입니다. 그러한 성격은 오랜 시간에 걸쳐서 형성되는 것이고, 한 번 형성되고 나면 쉬이 바뀌지 않습니다. 사춘기 이후로 성격이 바뀐 적이 있는지 곰곰 생각해 보세요. 이렇게 형성된 성격으로 평생을 살아가기 때문에 결국 그것이 그 사람의 운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사람의 성격상의 단점을 살면서 의지로 바꾼다면 운명도 바뀐다고 할 수 있겠죠.

물론 이 이야기는 운명을 결정론적 관점에서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의지로 성격을 바꾼다면 운명도 바뀐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왜 바꿀 수 있는 속성에 운명이란 말을 썼을까요? 아마도 자신의 단점을 똑바로 인식하는 것이나 차후에 그것을 고치는 일 모두 쉽지 않기 때문일 것 입니다. 운명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결정적 요소가 된다는 것이죠.

그 말을 듣고 곰곰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춘기 이후로 내 성격의 결정적 변화가 온 적이 있을까? 내가 의도적으로 고치고 싶었던 성격의 일부를 고쳐본 적이 있는가? 안타깝게도 전무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전 좀 더 주변 일들을 이와 같은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지게 되었습니다. 관찰한 결과에 의하면 놀랍게도 구할 정도는 저 말과 일치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주변에 혹시 실력은 별로 없는데 쉽게 쉽게 가는것 같은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대단한 실력의 소유자임에도 어렵게 어렵게 가는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까? 또는 별로 가진것도 없는데 너도 나도 주변에서 도와주겠다고 발벗고 나서서 도와주는 친구를 가진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다시 한번 그 일들을 천천히 생각해 보세요. 그 이지고잉 내지는 가시밭길을 누가 만든 것인지? 그것이 어디서 온 것인지?

거울 속을 바라보세요. 자신의 얼굴을 보고 냉정하게 생각해 봅시다. 오늘 하루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줬는지 아니면 불행을 줬는지? 생각하는 그 순간의 결과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만족스럽지 않다면 다음부터 고치면 되니까요. 그러면 오늘보다는 더 좋은 내일을, 내일보다는 더 아름다운 모레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이 곧 여러분의 운명이 될 것이고, 그것이 곧 성공일 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차가운 이성으로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는 일 입니다.

@code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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