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소설 그 이상의 감동, 매뉴얼...

@codemaru · September 28, 2008 · 5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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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얼은 시한부 인생의 아버지가 딸에게 책을 통해서 삶의 각 과정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과정을 그린 소설입니다. 주인공 소녀 루이스는 12살부터 30살까지 아버지가 남겨준 매뉴얼을 읽으며 삶의 희노애락의 과정을 거쳐나갑니다.

시한부 인생, 죽기 전에 남긴 글이라는 설정이 딱 봐도 진부해 보입니다. 이미 많은 영화, 이야기 속에서 차용된 적이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소설의 저자는 그런 진부한 설정으로도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었답니다. 치밀한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그런 재미를 만드는 요소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저자가 심리 컨설턴트라는 점이 이런 부분에 좀 작용을 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더군요.

뭐니뭐니해도 이 소설의 백미는 누구나 겪는 1~20대의 문제들을 너무나도 진솔하게 담아냈다는 점 입니다. 마치 주인공 루이스가 그 시절 자신의 모습처럼 느껴지듯이 말이죠(물론 전 남자라. 좀 괴리감이 있었습니다. ㅋㅋ). 어쩌면 저자의 자전적인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누구나 겪는 그런 과정을 굉장히 잘 묘사해냈거든요. 소설 내내 깔려 있는 묘한 갈등 또한 퍽이나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습니다. 살면서 한 두번은 느낄 법한 문제였거든요. 아마 누구나 한번쯤은 루이스가 겪은 그런 어머니와의 갈등을 겪은 적이 있을테니까요. 우리는 항상 빙산의 일부만 보고 그것을 자신의 입장에 맞게 생각해버리는 경향이 있죠.

저에게 십대에 접어드는 조카나 딸이 있다면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다소 위험한 장면들이 묘사되곤 하지만 요즘 세상에 그런 것들이야 ㅋㅋ~ 그것보다는 그네들이 좋은 쪽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더 많기에 그런 조그만 사항들은 희석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그 시절이 지난 사람들에겐 그 시절에 대한 추억을, 그 시절인 사람들에게는 삶의 또 다른 힌트를 제공하는 소설 이상의 책이랍니다. 결론은 필독. 강추라는거 ㅋㅋ~

책을 덮으면서 부모님에 대해서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부모님은 저에게 매뉴얼처럼 친절한 글을 주시지도, 따스한 조언을 해준적도 별로 없으셨거든요. 그 분들은 항상 몸으로 보여주셨고, 항상 제가 실험을 해서 결정을 하도록 하셨으니 말이죠. 물론 저는 그러한 형태의 교육 방식이 굉장히 좋다고 늘 생각을 했었습니다. 훗날 제가 자식을 놓더라도 그렇게 키울거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답니다. 때로는 디테일한 조언이 그들의 선택을 좀 더 도와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운거죠. 뛰어난 스트라이커는 뛰어난 어시스터를 만났을때 더 빛나는 법 아닐까요? ㅎㅎ~

@code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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