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codemaru · April 26, 2010 · 4 min read

20대를 돌아보면서 가장 후회스러운 일 하나를 꼽으라면 그건 아마도 제 삶의 규칙을 정하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전 나름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투철한 삶의 철학을 가지고 살았는데, 그런 저의 룰들이 대학을 가면서 많이 무너졌습니다. 그런 가치관의 혼란 속에서 모순된 제 자신을 발견하면서 그런 가치관 따위는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쓰레기통에다 버려 버렸죠. 그게 저를 합리화 시킬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 지금도 중심 없이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지 않아도 될 것은 보지 말고, 듣지 않아도 될 것은 듣지 말고, 먹지 않아도 될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합니다. 또 입지 않아도 될 시시한 것은 입지 마십시오. 옷이나 가구, 만나는 친구, 전화 통화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찮은 것들에 에너지를 소모하지 마십시오. 그래야 업의 덫에 얽혀 들 확률이 적습니다.

아무것이나 주어지는 것을 다 받아들이면 혼란스러워서 제정신을 못 차리게 됩니다. 자기가 스스로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고, 타율적으로 삶을 당하게 됩니다. 표류당하게 됩니다. 모든 것이 너무 많이 넘치기 때문에, 스스로 자체하고 억제해야 합니다. 나한테 꼭 필요한 것은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걸러 내야 합니다.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인다면 나 자신은 쓰레기통이 됩니다.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중에서…

기준을 버려버린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그리고 막 살고 싶어하는 친구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 또 아직도 중심을 잡지 못한 많은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인다면 나 자신은 쓰레기통이 됩니다. 사람들은 경험하는 것을 대단하다 생각합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에도, 중학교 때에도, 고등학교 때에도, 심지어는 나이가 든 지금에도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대단한 경험담을 자랑 삼아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경험하는 것 못지 않게 자신의 의지로 경험하지 않을 것을 선택하는 것 또한 대단한 일입니다.

@codemaru
돌아보니 좋은 날도 있었고, 나쁜 날도 있었다. 그런 나의 모든 소소한 일상과 배움을 기록한다. 여기에 기록된 모든 내용은 한 개인의 관점이고 의견이다. 내가 속한 조직과는 1도 상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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