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codemaru · July 01, 2010 · 8 min read

시골의사님의 좋은 인터뷰 기사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입지, 뜻을 세운다. 정말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http://news.nate.com/view/20100629n19397

인터뷰 기사 리플에 달린 것 중에 몇 해 전에 시골의사님이 아주 대학에서 한 강연 동영상 링크가 있더군요. 몇 년 지난 것이긴 하지만 내용이 괜찮아서 같이 링크 걸어둡니다. 꼭 한 번 보세요.

http://www.ajou.ac.kr/servlets/ajouweb.board.servlet.BoardViewServlet?BoardId=24&Seq=500&UserId=ssook&cpage=1&selCate=&selSearch=srcAll&txtSearch=&frameHeight=2022

강연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W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시대의 흐름 내지는 앞으로 세상이 변화할 것을 빨리 캐치해야 한다는 말 입니다. 세상은 0.1%의 프론티어와 0.9%의 동조자들, 그리고 99%의 잉여 인간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주된 논지입니다. 1% 속에 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W를 찾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죠. 듣다보니 전 그런 관점에서 완전 잉여 인간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ㅎㅎ~

#0. 정말 오래된 이야깁니다. 여자 친구가 한 날 오더니 홈페이지를 만들었고 합니다. 홈페이지에 ‘ㅎ’ 자도 모를 법한 녀석이어서 어떻게 만들었냐고 하니 싸이월드란 곳에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성유리도 거기 홈페이지를 만들었다고 저에게도 만들라고 합니다. 그 때 제가 그랬죠. 그거 다 상술이라고, 연예인이 만든게 아니라 그 회사에서 만들어준 거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 많은 연예인들이 미니홈피를 가지고 있다죠.

#1. 0번 녀석입니다. 이번에는 적립식 펀드라는 걸 하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친구가 국민은행에 취직했는데 미래에셋 펀드 상품을 판다는 이야기를 했던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넣으면 뭐 두 세 달만에 수익이 팍팍 난다는 그런 이야기였죠. 제가 병특 때였나 거의 끝날 때였나 그랬던 것 같은데 그 때 저는 근로자 우대 저축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건 다 사기라고 했죠. 시간이 지났습니다. 정말 적립식 펀드 상품들 수익률이 천문학적이었습니다. 돌아보니 그 녀석 세상물정 모를 법한 놈인데 선견지명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 펀드 끝 물에 주식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아마 그 친구가 없었다면 지금도 적금을 들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2. 몇 년 전인가 부천에 살 때 토플러 아저씨의 “부의 미래”란 책을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거기에 보면 미래에는 모든 서비스가 24시간화 되고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어떤 서비스든지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란 내용이 있습니다. 그걸 보면서 그렇게 된다면 나같은 사람은 참 편해지겠네라는 생각을 했었죠.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맥도날드가 24시간 서비스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조금 더 지나니 24시간 집까지 배달을 해주더군요. 옆에서 전 세상 참 좋아졌다, 이러고만 있었습니다.

#3.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광풍이 불고 있습니다. 저는 여전히 10년 전 싸이월드가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이 왜 저 서비스에 저렇게 열광하는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로마에서 호스텔 룸메이트와 같이 밥을 먹을 때가 있었습니다. 밥먹고 이야기하다가 우연히 facebook 이야기가 나왔는데, 제가 안한다고 하니 꼭 외계인을 보는 것 같은 눈초리로 바라보더군요.

생각나는 것만 몇 개 끄적여 보았습니다. 저란 사람, 참 W를 찾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속도가 느리고 관성이 강한 보수적인 사람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투자에 있어서도 전 시골의사님과 같이 산업의 전망을 보고 앞서 투자하기 보다는 필립 피셔나 제레미 시겔 아저씨 의견에 좀 더 충실한 편입니다. 보수적인 투자자라는 이야기죠. 과연 모두가 W를 찾아 나서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은 아직도 물음표입니다. 하지만 분명 생각해 볼만한 화두인 것 같습니다. W…

끝날 쯤 QA 시간에 답변 중에 직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예술을 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때 정말 뜨끔했습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곳이 미술관이거든요. 파리에서도 폼피두 센터가 제일 최악이었습니다. 미술관에서 저게 뭐야 하고 지나가는 99%가 완전 제 모습 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직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예술을 접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저에게 굉장히 흥미롭게 들렸습니다. 오늘 읽다가 그만두었던 진중권씨의 서양미술사를 들고 나왔습니다. 페이지를 펼치니 미켈란젤로의 피에타가 나오는군요. 베드로 성당에서 볼 때 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너무 멀어서 젤로 아저씨 서명도 못 찾았었는데, 책에는 성모 마리아 가슴팍에 선명하게 보이네요. ㅎㅎ^^;;

@code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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