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Jul
2010
Posted in: 양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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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아해, 그리고 부라노


아드리아해, 그리고 부라노
by 신영진(YoungJin Shin), codewiz at gmail.com, @codemaru, http://www.jiniya.net

 DSCF2554
아드리아해.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던 그 때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

6.22

또 베네치아의 하루가 밝았다. P가 피렌체로 가는 날이다. 씻고 정리하고 10시쯤 나왔다. P는 역으로 나는 첫날 간 호스텔로 향했다. 방이 있냐고 물으니 하루 자는 건 있다고 했다. 23유로에 묵기로 했다. 결제하고 다시 호텔로 왔다. 짐 정리를 하고 나갈 채비를 한다. 11시에 맞춰 체크아웃을 하고 호스텔로 향했다. 아줌마가 아직 준비가 덜 됐다고 좀 기다리라고 한다. 12시쯤 방을 안내 받고 짐을 풀고 리도로 향했다.

리알토에서 리도행 2번 배를 탔다. 날씨는 정말 쩔었다. 해수욕하기에 좋은 날씨였다. 지중해에 몸을 담을걸 생각하며 배를 탔다. 맑은 날의 베니스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물살을 가르고 한참을 가서야 리도에 도착했다. 여긴 베니스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휴양지삘이 강했다.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쭉 직선으로 걸어가면 나온다. 그리 멀진 않다. 해수욕장에 도착해서는 일단 주위를 한번 둘러 보았다. 음. 머랄까 우리나라 동해와는 조금 달라 보인다. 동해 + 서해의 느낌이랄까? 여기저기 탑오프 하시고 일광욕을 즐기시는 분들이 보였다. 둘러 보고는 해수욕을 즐기기 위해 락커룸을 찾았다. safety-box가 있다는 곳으로 가 안내원에게 물으니 safety-box가 없다는 대답만 한다. 고민에 휩싸였다. 복대(여권+현금), 가방(현금+카드+etc …)를 어떡할 것인가? 게다가 생각해보니 수건을 챙겨오지 않았다. 이래저래 고민됐다. 다시 해변으로 가서 무릎까지만 들어가봤다. 깊지도 않고 물은 따땄했다. 어쩌지하고 고민하다 그냥 생각없이 지르기로 했다. 1유로 내고 탈의실로가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가방과 조리는 해변가에 던져놓고 입수했다. 좋다. 지중해에 몸을 담근 느낌. 바다가 근데 정말 무지 얕았다. 한참을 들어가도 허리밖에 오지 않았다. 땅짚고 헤엄치는 기분이 이런걸까? 한참 물속에 놀다 가방이 신경쓰여 다시 나왔다. 가방 옆에 앉아 지평선 끝자락을 보고 있으니 정말 행복하다. 발으로 오는 바닷물이 따뜻한게 기분이 좋다. 염분이 별로 없었다. 그대로 누워서 하늘을 보니 정말 예술이다. 바로 잠들었다. 30분쯤 지났을까? 가방 생각에 일어나보니 그대로 있었다. 다시 입수해서 한참을 놀다나와 씻고(1유로), 탈의실(1유로)내고 리도 역으로 왔다. 정말 행복한 3시간 이었다. 리도에서 로마 광장으로 와서 내리고 거기서 무라노행 42번을 타고 무라노로 향했다.

6시. 무라노에 내려서 섬 여기 저기를 구경했다. 유리로 유명한 곳 답게 여기저기 유리로 만든 것들이었다. 그런데 너무 늦게 가서 그런지 모두 문을 닫고 없었다. 섬 전체가 마치 유령섬처럼 느껴졌다. coop이 있길래 들어가 봤더니 사람들이 있긴 했다. 다이제스트같은 과자를 하나 샀다. 나머지를 둘러 보고는 Faro 선착장 등대 옆에서 바다를 보고 있었다. 그냥 한가롭다. 돌아가는 배를 타려고 했는데 실수로 부라노행 배를 탔다. 실수지만 정말 행운이었다. 부라노는 베네치아 본 섬. 무라노와는 달리 진짜 거기 사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고, 집집마다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섬도 가장 아름다웠다. 감히 말할 수 있다. 무라노 갈 시간 있으면 그냥 부라노로 가자. 진리다. 가는 길도 멋지고 섬도 정말 전체가 하나의 조깅용 트랙처럼 되어 있다.

배가 고파서 과자를 먹으며 걸어 다녔다. 목이 마른데 물이 없었다. 당근 슈퍼도 없었다. 늘 봐왔던 물을 뿜은 계수대에서 관광객들이 물을 마신다. 식수였던 것이다. 그래도 찝찝해서 마시지 않고 있었다. 그 동네 꼬마가 마시는 걸 보고는 결국 마셨다. 그냥 물 맛이었다. 섬을 다 돌아보고는 F.teNove행 LN배에 탔다. 지는 노을이 정말 아름다웠다. 석양이 지는 밤바다를 40분 달려 본 섬에 도착했다. 숙소에 들어가서 수영복을 널어 놓고는 나왔다. 마땅히 저녁을 먹을만한 곳이 없었다. 과자를 하도 먹어서 배는 고프지 않아 게토레이 한 병을 사들고 리알토로 향했다. 베니스의 마지막 밤이란 사실이 못내 아쉽다. 밤의 리알토는 한마디로 굳이었다. 야경을 찍고, 다리에 오르니 익숙한 음악이 들려온다. 할아버지가 앰프를 틀어놓고 같이 생음악 연주를 하고 있었다. 싼말코쪽 야경을 찍으며 다리에서 물길을 바라보고 있으니 정말 행복했다. 언젠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꼭 다시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곳곳에 연인들이 염장질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염없이 서서 있고 싶었지만 도미토리라 너무 늦으면 민폔거 같아서 들어갔다. 민폐였다. 벌써 두 놈이 하염없이 자고 있었다. 씻고 수건 널고 잤다. 모기가 엄청 물어 뜯었다. 도미토리가 그렇지 머?…

잘려고 눕는데 한 놈이 더 들어오더니 그 자리를 자기가 먼저 찜했다고 한다. 침대위에 아무것도 없다는 표정을 짓자 옆 테이블 위의 책을 가리킨다. 결국 다른 침대로 가서 잠을 잤다.

베니스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이었다. 유럽에서 단 한 곳만 간다면 어디를 가야 합니까, 라고 누가 나에게 묻는다는 닥치고 베니스를 가라고 말해주고 싶다. 베니스는 다른 곳이다. 말뚝을 박아서 도시를 세웠다는 자체부터가 특이하다. 차가 한 대도 다니지 않고 모든 교통 수단이 배라는 점도 독특하다. 게다가 길도 꼬불꼬불 완전 미로처럼 되어 있다. 여튼 다녀보면 하나도 특이하지 않은 게 없다. 하나부터 열 가지가 모두 이상하게 느껴지는 도시다. 가장 특이했던 곳, 그리고 가장 인상 깊었던 곳, 그리고 가장 좋았던 곳이었다. 리도에서 해변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볼 때의 그 기분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다. 내 인생에 다시 그런 시간이 올까 싶다. 오게 만들어야지 ㅋㅋ~

전설적인 프랑스 주가 폭등 사태를 불러온 존 로의 무덤을 찾아가 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사실이 조금 아쉽다. 미리 조사를 해서 갔어야 했는데 현지에서 찾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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