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일요일의 단상…

@codemaru · June 18, 2015 · 4 min read

매번 그냥 늘어지게 쉬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녔다. 그래서 오늘은 그냥 늘어지게 쉬었다. 얼마만인지 ㅋㅋ~

#0

어제는 정말 기분이 꿀꿀한 날이었다.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가 막판에 아주 꿀꿀해진 그런 날. 기분 좋지 않은 반전이 있었던 날. 어쨌던 정말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같은 그런 느낌의 하루였다. 지나고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은 내 탓이다. 기분이 좋은 것도 내 탓이고, 기분이 나쁜 것도 내 탓이고 말이다.

주식을 하면서 배운 한 가지 사실은 높은 수익을 얻는 것보다는 손실을 보지 않는 것이 훨씬 크다는 점이다. 일종의 방어적 프로그래밍과 같은 그런 원리다. 실컷 신나게 수익을 올려도 한번 실수를 하면 물거품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그런데 그 물거품 된 것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곱절의 노력이 필요한 셈이다. 어쨌든 어제 내가 느낀 점은 좋은 선택을 고심하기 보다는 나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겠다는 거? ㅎㅎ~

#1

꿀꿀한 기분에 푹 자고 났더니 오후다. 일어나기가 싫어서 침대맡에 머리를 파묻고는 한참을 더 잤다. 그래도 침대에서 기어나오기 싫어서 엊저녁에 보다만 책을 집어 들었다.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 사이”. 한참된 책인데 내가 산 건 아니고, 아마 우리 누나가 산 책인듯 싶다. 집에 있길래 읽어 보려고 집어왔다. 에쿠니 가오리를 제법 좋아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이 책은 읽어보질 못했었다.

소설은 제법 낭만적이었다. “사람이 있을 곳이란, 누군가의 가슴속밖에 없는 것이란다.”

#2

나에게 자기애의 가장 극한 표현은 요리다. 뭔가 집밥을 해먹고 나면 나 자신에게 그래도 쪼금은 덜 미안해진다. 한동안 요리하는 거에 취미가 들려서 한창 해먹다가 요즘은 좀 뜸했다. 바쁘기도 했고. 어쨌든 오늘은 근사한 집밥을 해먹고 싶어서 간만에 밥을 했다. 된장을 끓이고 갈치를 굽고, … 결국 뭐 다 엄마표 협찬 제품이지만 다 늘어놓고 보니 간만에 제법 진수성찬이다. 실컷 먹고는 잽싸게 치웠다.

입가심용 아이스크림이 다 떨어져 버린 것을 한탄하다가 오래된 꿈틀이와 짱셔요를 발견했다. 잽싸게 먹었다. 꿈틀이는 괜찮았는데 짱셔요는 하나도 안셨다. 오래되서 그런지 애가 상태가 좀 메롱이 된 듯한 느낌. ㅎㅎ~

— 2010. 11. 14.

@codemaru
돌아보니 좋은 날도 있었고, 나쁜 날도 있었다. 그런 나의 모든 소소한 일상과 배움을 기록한다. 여기에 기록된 모든 내용은 한 개인의 관점이고 의견이다. 내가 속한 조직과는 1도 상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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