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신

@codemaru · November 19, 2009 · 3 min read

자연신은 우주의 법칙들과 상수들을 설정하고 그것들을 절묘할 정도의 정확도와 선견지명으로 미세하게 조율하고 우리가 빅뱅이라고 부르는 것을 일으킨 다음 은퇴하여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는 초공학자이자 모든 물리학을 마무리하는 물리학자이며, 수학자들의 처음이자 끝이며, 설계자들의 이상형이다.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중에서

정규 교육 과정 상에서 진화론 이라는 이야기는 중학교 생물 시간에 등장한다. 그 시절 나는 학교에서 진화론과 창조론을 조별로 나누어서 토론하는 수업을 했었다. 유치한 이야기지만 그 당시 우리는 신을 입증할 수 없다는 점, 신이 모든 것을 창조했다면, 그 신은 과연 누가 만들었는가, 라는 이야기로 창조론 팀을 괴롭혔다. 창조론 팀 아이들의 답변이 희미해질 즈음에 과학 선생님이 나섰다. 그리곤 “I am who I am”이라는 성경 구절이 우리의 진지한 토론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렸다. 과학 시간이 끝날 무렵이 되어서는 다윈이 죽을 때 자신의 모든 이야기가 잘못되었다는 말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랬다. 내가 다닌 중학교는 기독교 재단의 학교였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신을 믿는다. 신을 믿거나 믿지 않거나 그것은 개인이 선택할 문제다. 그것을 강요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지금도  신을 믿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기가 믿는 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한다. 그리고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 더 어처구니 없는 사실은 그들은 전도라는 이름으로 그 피해를 주는 행위를 자신의 고귀한 희생이라 생각한다는 점이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codemaru
돌아보니 좋은 날도 있었고, 나쁜 날도 있었다. 그런 나의 모든 소소한 일상과 배움을 기록한다. 여기에 기록된 모든 내용은 한 개인의 관점이고 의견이다. 내가 속한 조직과는 1도 상관이 없다.
(C) 2001 YoungJin Shin, 0일째 운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