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Mar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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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코스모스
by 신영진(YoungJin Shin), codewiz at gmail.com, @codemaru, http://www.jiniya.net

어렸을 때 꿈이 핵물리학자였다. 중학생 때 쯤이었던 것 같다. 이휘소 박사님의 전기를 너무 감명 깊에 읽었던 탓이었다. 페르미 랩은 꿈의 장소였다. 사실 나는 그 때 핵물리학자가 뭐하는 사람인지도 몰랐다. 그냥 멋진 일을 하는 사람쯤으로 생각했었다. 물론 그 꿈이 이뤄질리는 만무했다. 컴퓨터라는 더 재미있고, 덜 복잡하면서, 더 안전한 것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리라.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NHK의 우주 다큐를 아주 흥미롭게 본 것이었다. 시리즈물이었는 그 중에서도 화성을 지구와 같은 형태로 개조한다는 내용과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우주선을 만들어서 우주를 유랑하면서 살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에 너무 감동을 받았던 것이 화근이었다. 그 다큐를 본 다음 날 소개팅이 있었는데 나는 어이 없게도 이런 이야기를 소개팅 자리에서 했다. 누군가에게 너무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결과는 상상에 맡기겠다. 개인적으로 프레온가스와 같은 단어는 소개팅에서 사용하지 말기를 바란다….ㅋㅋ

어쨌든 나는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우주에 관한 책이기도, 인간사에 관한 책이기도, 역사에 관한 책이기도, 천문학에 관한 책이기도, 화학에 관한 책이기도, 물리학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그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는 책이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사실은 재미있는 책이라는 점이다. 영어로 된 교양 과학서적 중에 가장 판매가 많이 된 책이라는데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읽어보면 안다.

그 까닭에 주위에 있던 행성에서 생명이 탄생하여 고등 지능을 갖춘 존재로 진화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러므로 외계 생물들이 자기네의 별이 초신성이 될 것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을 것이다. 그들이 초신성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래 살 수 있었다면 그들의 별이 초신성이 될 리는 애초부터 없었기 때문이다.

초신성 주변 행성에는 고등 생물이 없을거란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이다. 특별한 내용이 없는 이 문단이 나에게는 이상할 만큼 너무 재미있게 느껴졌다. 읽다가도 혼자 피식 피식 웃었고, 덮고도 가장 먼저 생각나는 문장이었다. 좀 이상하긴 하다. 개인적으로 ‘그들이 초신성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래 살 수 있었다면’이란 부분이 많이 웃겼다. ㅋㅋㅋ~

서울에서 떨어뜨렸다면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빠져나온다는 이야기이다.

금속 활자의 발명에 관한 서양인들의 주장을 들을 때마다 우리는 쉽게 ‘분노’한다. 우리 민족이 활자를 발명한 것은 이보다 두 세기나 앞선 1234년이었다. 인쇄 및 제책 기술에 관한 언급에 고려의 금속 활자 발명이 빠지는 것을 볼 때마다, 무엇이든 발명 못지않게 그것을 키우고 가꿔 꽃피우는 일 또한 중요함을 실감하게 된다. 애석하게도 세이건과 같은 박식한 학자에게도 우리의 금속 활자에 관한 정보에 접근할 길은 막혀 있었던 모양이다.

번역판을 읽었는데 역자의 꼼꼼함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 원문은 서울과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아니었을 것이다. 독자란 무릇 이런 사소한 것에 감동 받는다. ㅋㅋ~ 물론 아래 달린 것과 같은 역주는 더 센스 넘친다. 이런 것 외에도 원문의 의도가 불분명한 부분이나 원문이 오래되어서 현재 시점과 맞지 않는 내용에 대해서 상당수의 역주가 달려 있는데 책을 보다 잘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베르누이는 본래 마감일을 6개월 후로 잡았다. 하지만 라이프니츠의 요청에 따라 1년 반으로 연장했다. 라이프니츠는 당시의 선구적인 학자로서, 뉴턴과는 독자적으로 미분법과 적분법을 발명한 수학자이다. 도전장이 뉴턴에게 전달된 시각은 1697년 1월 29일 오후 4시. 그때부터 그 다음 날 아침 출근 전까지, 뉴턴은 변분법이라는 전혀 새로운 분야의 수학을 발명했고 이것을 이용해서 최속 강하선의 문제를 해결한 뒤, 정리한 답을 돌려보냈다. 뉴턴의 풀이는 그의 요구대로 익명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해결책의 뛰어남과 독창성으로 말미암아 저자의 이름이 저절로 밝혀졌다. 베르누이는 해답을 보자 “발톱 자국을 보아 하니 사자가 한 일이다.”라고 평했다고 한다. 뉴턴은 그때의 나이가 55세였다.

뉴턴은 천재다. 과학책의 감초가 있다면 뉴턴의 지력에 관한 에피소드가 아닐까 싶다.

책 내용 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설명하면서 나온 항성간 우주 비행 수단에 사용 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하나가 수소 폭탄의 반작용으로 이동 한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가 핵융합 발전기로 이동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 것은 램제트 엔진이라고 수소 융합을 하면서 나가는 것이었다. 앞의 두 개는 광속의 1/10 정도로 여행이 가능하고, 램제트 엔진은 이론적으로는 광속 비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렇게 오래된 책에 이런 내용이 나와 있다면 요즘은 사정이 어떨지도 궁금한 대목이기도 했다. 

4차원을 설명하는 부분도 재미 있었다. 2차원 생물들에게 3차원 이란 구조가 마법같이 보이듯이, 3차원만 인식할 수 있는 우리에게 실제로 4차원이 있으면 마법 같이 보일 것이란 내용이었다. 물론 그 외에도 자세히는 나오지 않았지만 블랙홀, 웜홀, 화이트홀 같은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재미난 내용이었다.

책을 덮으면서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 그냥 내가 이 세계를 이해하는 지식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사실 책 내용 중에 전문적인 지식의 부재로 이해하기 힘든 내용들이 더러 있었다. 물론 그 반대 급부로 좀 더 세상을 잘 이해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물리와 수학을 제대로 한 번 공부해 보고 싶다는 느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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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까닭에 주위에 있던 행성에서 생명이 탄생하여 고등 지능을 갖춘 존재로 진화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러므로 외계 생물들이 자기네의 별이 초신성이 될 것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을 것이다. 그들이 초신성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래 살 수 있었다면 그들의 별이 초신성이 될 리는 애초부터 없었기 때문이다.

    => 그 까닭에 앞에 내용이 궁금해요?… 무슨 까닭에?…

  • 요즘 이 블로그에 너무 자주 오고 있습니다.

    좋은 자료와 글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십시오.

  • Z // 초신성이 되려면 질량이 커야 하고, 질량이 큰 별들은 태양 같은 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진화한다는 것이 그 까닭입니다. 즉, 태우는 과정이 훨씬 빠르기 때문에 주변에서 지능을 가질 정도로 충분히 오랜 시간을 진화에 투자할 수 없다는 것이죠.

    철이 // 자주 놀러 오세용 ^^;;

  • 우주~ 천문학~ 요런데 관심이 조금 있어서~
    ‘코스모스’ 책을 샀는데 아직까지 읽은 적이 없네용;;; 아.하.하….^^;;;;
    이게~ 책을 직접 갖고 있으니까…
    보고싶을 땐~ 언제든지 볼 수 있다~~ 라는 생각이 들게되니..
    오히려 잘 안보게 되더라구요..^^;;;;;;;

  • HS // 요즘 머하고 지내요? ㅎㅎ

댓글을 달아주세요. 악플보다 무서운게 무플입니다 ㅋ~